꿈21-징검다리유산

 

 

(*^^)
내가 딛고 있는  이 땅은
조상으로부터
물려 받은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로 부터
빌려 온 것이다
-인디언 속담-

빌려 썼다면
이로운 값을 쳐주어야 한다

무책임하게
망쳐 놓고
돌려 주어선 안된다.

얌체처럼
쓰기만하고
돌려 주어선 안된다.

자그마한
징검다리라도
만들어 놓아야겠다.

-MEnter-

 

 

내 유산으로는

징검다리 같은 것으로 하고 싶어

장마 큰물이 덮었다가

이내 지쳐서는 다시 내보여주는,

은근히 세운 무릎 상부같이 드러나는

검은 징검돌 같은 걸로 하고 싶어

 

지금은,

불어난 물길을 먹먹히 바라보듯

섭섭함의 시간이지만

내 유산으로는

징검다리 같은 것으로 하고 싶어

꽃처럼 옮겨가는 목숨들의

발밑의 묵묵한 목숨

과도한 성냄이나 기쁨이 마셨더라도

이내 일고여덟 형제들

새까만 정수리처럼 솟아나와

모두들 건네주고 건네주는

징검돌의 은은한 부동(不動)

나의 유산은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 ㅣ 문학동네, 20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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