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란히 세상을 빛내는
눈부신 아름다움'
그럴싸한 겉치장의
치명적인 유혹일수도~
일상에서 뿜어져 나오는
감출 수 없는 어여쁨 일수도~
'은은히 외진 곳을 살피는
마음 착한 아름다움'
그렇게라도 보여야 존재의 의미를
인정 받을 수 있는 서글픔 일수도~
마음 가득 측은지심을
몸으로 행동할 줄 아는
포근함 일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저
저녁 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에
두 눈을 담그고~
저무는 들녘에 은은한 억새풀을
마음으로 감싸 안고 싶다.
내가 사랑하는 당신의
무릎을 베고 누워~!
-MEnter-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저녁 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
동짓달 스무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보다는
해가 뜨고 지는 일에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
구절초이었음 해.
내 사랑하는 당신이 꽃이라면
꽃피우는 일이 곧 살아가는 일인
콩꽃 팥꽃이었음 좋겠어.
이 세상의 어느 한 계절 화사히 피었다
시들면 자취없는 사랑말고
저무는 들녁일수록 더욱 은은히 아름다운
억새풀처럼 늙어갈 순 없을까
바람 많은 가을 강가에 서로 어깨를 기댄 채
우리 서로 물이 되어 흐른다면
바위를 깎거나 갯벌 허무는
밀물썰물보다는
물오리떼 쉬어가는
저녁 강물이었음 좋겠어
이렇게 손을 잡고 한세상을 흐르는 동안
갈대가 하늘로 크고 먼 바다에 이르는
강물이었음 좋겠어.
-도종환-
동기부여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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