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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내게하는아빠멘토링02-1

1거12득 (112得)

 
[첫째:중3/둘째:초6]
 
(*ㅁㅁ)첫째>마르켈루스, 
        안토니우스 피우스,
        아우렐리우스, 아리스티포스.  
        로마사람들 이름 때문에 자꾸 틀려요.
 
(*○○) 둘째>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 사람도 어려워~!
 
“니코스 카잔차키스” 발음이 어렵긴 하군,
하지만 아이들의 투정 소리가 나는 즐겁다. 
 
요즘 아들이 ‘리더의 아침을 여는 책’
(김정빈/동쪽나라/648쪽)이라는 도서를
겨울방학을 맞아 녹음하고 있다. 
중간에 포기할 뻔한 상황을 무사히 잘
넘기고 녹음에 열심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실은 내가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강의에 인용할 만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부분적으로 발췌를 하고 있었다.
130개가 넘는 세계의 위인과 영웅들의
교훈적 에피소드와 메시지를 담아둔 책이다.
때마침 겨울방학을 맞은 아이들이
여가시간을 PC게임으로만 채우고 있어서
첫째에게 넌지시 책 녹음을 제안 해 보았다.
 
(*^^)아빠> 아들~ 
       너 요즘 뭘 제일 갖고 싶니?
(ㅁㅁ)첫째> 음~  컴퓨터 업그레이드요.   
 
(*^^)아빠> 업그레이드 하는데
       얼마나 드는데?
(ㅁㅁ)첫째> 글쎄요
(*^^)아빠> 15만원 이면
       멋지게 업그레이드 할텐데~
       어때~?
       15만원 벌어 보지 않을래~?
(ㅁㅁ)첫째> 어떻게요~?
 
 
첫째는 이미 9살 때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
가장 갖고 싶었던 롤러브레이드를 산 경험이
있어서인지 선뜻 방법을 물었다.
 
(*^^)아빠> 음~ 아빠가
      얼마전 읽은 이 책인데
       동.서양 영웅들의 이야기를 모은거야.
       이 책을 녹음해 주면 아빠가 1페이지당
       500원씩 줄께~!
(ㅁㅁ)첫째>  음~ 생각 좀 해 보구요~
 
(*^^)아빠> 그래. 생각해 보고 말해줘~!
 
그렇게 아무 말 없이 이틀이 지났다.
 
생각해 보겠다던 말은
관심 없이 까맣게 잊어진 듯 했다.
 
(*^^)아빠> 아들 생각해 봤니?
(ㅁㅁ)첫째> 아~! @@
 
(*^^)아빠> 아들
       혹시 이 책 페이지 수 봤니~?
       총 648페이지야.
       1페이지당 500원이면
       648 × 500 = 324,000원.
       컴퓨터 업그레이드 뿐 아니라
       174,000원 목돈도 생기는거지.
 
한달 용돈으로 첫째는 2만원, 둘째는 1만원을 주고 있었기 때문에 이 금액은 1년 4개월간의 용돈에 해당하는 거금이다. 
 
첫째의 눈빛이 좀 달라졌지만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책을 뒤적여 보며 망설이는 것이 보였다.

(*^^)아빠>  아들. 해보고 싶지 않아?
(ㅁㅁ)첫째>  해 보고는 싶은데~ 
       녹음을 하려면
       녹음기도 있어야 하는데
       살 돈도 없고~ 녹음을 한 다음
       편집도 다시 해야 할 텐데~
       그러면 시간도 많이 걸릴 것 같고~
 
(*^^)아빠> 맞아. 틀린 부분은
       다시 녹음해서 편집도 해야지.
       도요타 자동차 리콜사태 처럼
       녹음 품질이 듣기 거북하게
       바람소리 들어 가고, 자꾸 틀리면
       아빠도 리콜 요구할 꺼야.
       그러면 일이 배가 되겠지~!
 
(*^^)아빠> 하지만 324,000원은
       너의 1년4개월 용돈이잖아.
       그 정도면 도전해 볼 만 하지 않을까?
 
 
얼마전 뉴스를 보다가
도요타자동차 리콜사태에 대해서
설명해 준 적이 있어서 그 이야기를
상기 시켜주면서 말해 주었다.
 
(ㅁㅁ)첫째>  (곰곰히 생각하더니) 
       녹음기는 MP3플레이어에 있는
       녹음기능을 쓰면 될 것 같아요. 
 
그렇게 첫째의 책 녹음은 시작 되었다.
 
녹음 시작 전에 실험적으로
녹음 방법을 찾더니 MP3플레이어를
턱 아래 붙이고 녹음한 것이 
가장 음질이 좋다고 하면서
리콜에 대한 대비도 했다는 것을
내게 말했다.
 
녹음 첫날 수시로 들락달락 거리며
물을 마시는 모습을 보았지만,
2일차 퇴근 후 집에 와 보니 별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다.
급기야 3일차엔 녹음을 하지 않고
그냥 저냥 지나가는 것 같아 보였다.
난 다시 동기부여를 해보려고, 
첫째를 불렀다.
 
(*^^)아빠> 아들 녹음하는 것 잘 되가니~?
(ㅁㅁ)첫째> 힘들어요.  
 
의욕이 많이 꺽여 보였다.
 
(*^^)아빠> 어떤 점이 많이 힘드니~?
(ㅁㅁ)첫째> 녹음을 하다 보면 
       시간이 갈 수록 더 많이 틀리게 되고, 
       녹음을 자꾸 다시하다 보니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요. 
       집중력이 떨어져서 그런 것 같아요.
 
(*^^)아빠> 그렇구나. 실은 아빠가
       이 책을 반복해서 들으면서
       통채로 외우고 싶어서 그래~
       그러면 아빠가 강의할 때
       정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
       그리고 아침마다 출근하면서
       아들 목소리도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을 것 같고~!
 
(*^^)아빠> 아들~ 녹음 작업을 너무
       오랫동안 하면 지칠 테니까.
       집중해서 빨리 끝내는 것이
       어떨까~? (추정승낙법 사용~ㅋㅋ)
(ㅁㅁ)첫째> 휴~(*ㅠㅠ)
(*^^)아빠> 아들~ 아빠 좀 도와 주라~!
       정말 아빠에게 큰 도움이 될꺼야.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마감 기한을 주고, 도전을 자극해야겠다.
 
(*^^)아빠> 앞으로 최종 편집본 납품을
       만약 10일 안에 끝낸다면
       1페이지 당 1,000원
       15일 안에 완료하면
       1페이지 당 700원
       15일이 넘어가면
       최초 약속대로 페이지당 500원 이다.
 
(*^^)아빠> 10일 안에 녹음을 마치면
       324,000원의 두배 648,000원을
       한번에 버는 거야.
       3년치 용돈.       
(ㅁㅁ)첫째> 아~ 지금도 힘든데 ~(*ㅠㅠ)
       잠시만요~!
 
첫째가 자기 방으로 들어 갔다.


“1거 6득”

금액을 갑자기 두배로 부른 것은 나로서도 부담스럽지만, 이번 일로 얻게 될 것을 생각해 보면 
충분히 투자할 만하다는 판단이 섰다.
 
[투자 기대효과 분석]
1.나는 책 한권을 외울 수 있게 된다.
2.아들도 녹음 중 이 책을 정독하게 된다.
3.출.퇴근 길 아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4.오랫동안 어린아들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5.투자금도 어차피 아들이 쓰게 된다.
6.아들은 성취감과 자존감을 갖게 될 것이다.
 
 
아직 남아 있는 600페이지를 10일 안에 
녹음에서 편집까지 마치려면 2일간의 편집
일수를 뺏을 때 하루에 적어도 75페이지를 
녹음해야 한다.
만약 15일로 기간을 늘인다면 
하루에 46페이지로 줄일 수는 있다.
 
과연 어떤 답을 가지고 나올까~? 
 
30분쯤 지나서 첫째가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진지한 표정으로 초등학교 6학년 
동생 방 문을 두드렸다.


 

(*^^) 2-2편에서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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