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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Gallery

삶106-유리창1

 
 (*    )
밤에 홀로
넋이 나간 손바닥으로
차가운 유리창을 닦고 있다
 
유리창을 가운데 두고
그의 시야를 떠난 어둠이
아득한 하늘로 밀려 나가고
그 새까만 하늘에 젖은 별 하나를 안고
다시 밀려와 그의 가슴에 박힌다
 
새까만 어둠으로
아이를 먼저 떠나 보낸
아버지의 슬픔이 
차가운 유리창에
입김을 서리우고 있다.
 
 
가까운 벗의 아들이
세상을 먼저 떠났다.
 
위로의 말이 나오질 않았다.
위로가 될리 없다 느꼈기 때문이다.
 
좋은 곳으로 갔을 것이라는 말도
그때는 할 수 없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지금도 덤덤한 척하는
그 친구 앞에서
나는 위로의 말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젠 마음에서 놓아 주었을 것이라
조심스레 생각해 보지만
그 깊은 슬픔은
그도 별이 되어야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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