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pisode Gallery

삶10-아름다운길

 

 

 

 

 

(*^^)

둘이서 함께 만든

차가운 눈 위의

꽃잎 같은 발자국.

 

또 다시 손을 잡고

발걸음을 옮기는 두사람.

 

시리고 차가워서

더 꼭 쥐고 있나 보다~!

 

-MEnter-

 

아름다운길-도종환

 

 

 

 너는 내게 아름다운 길로 가자 했다.

너와 함께 간 그 길에

꽃이 피고 단풍 들고

길을 따라 영롱한 음표를 던지며

개울물이 흘렀지만

겨울이 되자 그 길도

걸음을 뗄 수 없는 빙판으로 변했다.

 

너는 내게

끝없이 넓은 벌판을 보여달라 했다.

네 손을 잡고 찾아간 들에는

온갖 풀들이 손을 흔들었고

우리 몸 구석구석은

푸른 물감으로 물들었다.

 

그러나 빗줄기가 몰아치자

몸을 피할 곳이 없었다.

 

내 팔을 잡고 놓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넘어질 때 너도 따라 쓰러졌고

나와 함께 있었기 때문에

세찬 바람 불어올 때마다

너도 그 바람에 꼼짝 못하고

시달려야 했다.

밤새 눈이 내리고 날이 밝아도

눈보라 그치지 않는 아침

너와 함께 눈 쌓인 언덕을 오른다.

빙판 없는 길이 어디 있겠는가

 

사랑하며 함께

꽃잎 같은 발자국을 눈 위에 찍으며

넘어야 할 고개 앞에 서서

다시 네 손을 잡는다.

 

쓰러지지 않으며 가는 인생이

어디 있겠는가

눈보라 진눈깨비 없는 사랑이

어디 있겠는가

 

- 아름다운길 / 도종환 -

 

 

 


 

 


 

 

 

 

 

 

 

 

 

 

'Episode Galle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12-살아간다는건-너의췌장  (0) 2022.09.04
삶11-사막에서  (0) 2022.09.03
삶09-가까이에서보면  (0) 2022.08.31
삶08-아이혼자놀고있다  (0) 2022.08.28
삶07-산다는것은-생택쥐페리  (0) 2022.08.28